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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D FLAVOR

2ND FLAVOR - MAIN INTERVIEW



PROJECT B 그리고 2ND FLAVOR 의 진솔한 이야기 


들어가기에 앞서 팀과 팀 멤버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 한다.

장준희 : 우리 팀은 ‘2nd Flavor’라는 이름을 가진 바리스타 크루(Crew). 회사를 설립하거나 일반 커피숍을 만들 목적으로 모인 것이 아니다. 동일한 뜻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각자 흩어져 바리스타 일을 하면서 외적인 시간에 모여 다양한 문화활동과 커피연구 등을 하는 것이 목적이다. 멤버는 막내인 장희권, 팀의 맏형인 김종헌, 그리고 나까지 총 세 명이다.




팀 이름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

장준희 : ‘2nd flavor’의 단어적 의미는 두 번째 맛이다. 커피에 대한 사람들의 기존 인식이나 일반적인 바리스타의 모습에 얽매이지 말고 커피를 통해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자 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만들었다. ‘남들이 추구하지 않는 또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두 번째의 뜻을 넣었다.




팀 멤버가 생각하는 팀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이 있을까.

김종헌 :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커피를 연구한다는 것 자체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와 같은 집단이 많지 않음이 그 사실을 대변한다.

장준희 : 진중한 자세로 커피를 연구하면서도 외적인 모습에서는 가볍고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서려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아까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우리는 전형적인 바리스타의 모습에서 탈피하길 원한다. 스트리트 브랜드와 스케이트를 좋아하고 그런 것들을 커피로 직결시키려 하는 것 자체가 특별한 게 아닐까.




팀을 구성하기 전에 커피라는 분야에 발들이게 된 계기가 있나.

김종헌 : 커피를 하기 전엔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웠다. 헌데 선배들의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모두 닮아있었다. 업무 때마다 불평 불만이 가득했으며 종일 소파에 누워 있거나 술 마시고 도박하는 것을 휴식으로 여겼다. 보여지는 게 모두 그런 것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싫었다. 내가 나중에 마흔 살이 되고 쉰 살이 되었을 때 저런 모습이 될까 두려웠다. 내가 그대로 답습하게 될까 염려됐다. 나는 빛을 보고 싶었다. 주방에서만 일하면 늘 빛을 볼 수 없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저녁까지 빛을 못 보는 생활을 20, 30년 동안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생각 해보니 도저히 안되겠더라. 그래서 나를 위해서라도 후에 생길 내 가족과 자식을 위해서라도 이 분야에서 벗어 나야 했다. 그러다 커피를 알게 되었고 지금에 이르렀다.

장준희 : 이전에는 학교를 다니며 영화를 공부했다. 하지만 군대를 제대하고 학교를 그만두었다. 영화 공부에 흥미를 잃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성격상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잘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만둔 이후에는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그러다 바에서 일하고 있던 바리스타를 보았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멋있게 느껴졌다.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엔 겉모습에 혹해 발을 들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커피 자체가 매력으로 다가왔다. 연구를 거듭하면 할수록 흥미롭다. 매번 새로운 결과가 나왔으며 그럴 때마다 더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이유로 현재까지 오게 되었다.




팀이 생각하는 바리스타의 정의가 궁금하다.

장준희 :바리스타란 단어의 본질적인 뜻은 바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바리스타를 단순히 커피를 만드는 사람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는 바리스타가 바에서 일하는 사람이란 뜻 외에도 바에서 손님들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해당 분야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커피의 어떤 부분들을 연구하는지 알려달라.

김종헌 : 커피는 로스팅 전의 생두 상태부터 화학적인 반응이 많이 포함 되어 있다. 각각의 단계에서 보관을 잘못하면 화학적 작용이 일어나 맛이 변하거나 기후와 습도 등의 여러 측면에서도 변수가 일어난다. 그 변수들을 알고 있어야 통제가 가능하다. 가장 좋은 맛을 끌어내기 위해서 변수를 통제하고 결과적으로 원두가 가지고 있는 색깔을 분명하게 내기 위한 연구를 한다.

장준희 : 바리스타가 바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그것을 가능케 하려면 일단 많이 알아야 한다. 커피에 대해서 만큼은 누구보다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과 소통을 할 때도 좀 더 세밀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커피 자체는 굉장히 복잡하다. 무수한 이론들이 있고 꽤나 많은 변수들이 있다. 우리가 변수들을 알아야 어떤 방법으로든 통제할 수 있고 변수에 맞는 추출과 로스팅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 전의 생두부터 시작해서 커피 각자의 캐릭터를 잘 나타낼 수 있도록 로스팅을 하는 연구, 커피 추출에서 일어나는 변수를 조절하는 연구 등 분야 전체를 통틀어 공부하고 있다.




커피 연구를 통해 얻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

장준희 : 커피를 연구하면서 우리가 좋아하는 문화활동에 협업을 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좋은 커피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추출이고, 로스팅이고 일단 우리가 잘 알아야만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꾸준히 공부 하고 있다.




이번 협업을 위해 어떠한 형식으로 준비를 했는지 그리고 계획하고 있는 다른 협업이 있는지 궁금하다.

장준희 : 우리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열정적으로 공부를 했다. 퇴근 후나 여분의 시간에 틈틈이 모여 공부했던 게 3년의 전부다. 대회에 참가 하며 대외적인 경험을 쌓았고 그러는 동시에 우리가 대중들에게 커피를 가장 효과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해 긴 시간 동안 고민했다. ‘이제는 나가도 되겠다.’ 라는 생각이 올해 와서 들었다. 그래서 이번 협업이 우리 팀에게 처음이다.

일단 브라운 브레스와 함께 하는 이번 프로젝트 B’. 그 외에는 KT&G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상상영화제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꾸준히 다른 브랜드들과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일들은 많다. 브랜드면 브랜드, 문화활동이면 문화활동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일이면 커피를 이용해 언제든 참여 할 생각이다.




커피를 문화적으로 정의한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장준희 :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 일단 여러 사람들이 많이 소비한다. 커피를 계기로 생성되는 소통이 일상생활에 녹아있는 것 같다. 사람이 살면서 늘 붙어있는 공기 같은 느낌이다. 술이 아니기 때문에 취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적으로 정의를 내리자면 매개체라는 느낌이 가장 크다.


커피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매력에 대해 생각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김종헌 :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카페에 오는 이유는 공간을 빌리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커피가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을 가능케 하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그래서 대여한 공간 안에서 커피 한 잔을 놓고 몇 시간이고 얘기한다. 장소가 어디가 됐건 커피 한 잔이 있으면 이야기가 나온다.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 떠오르는 생각이 가감 없이 나와서 뭔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모습이 좋더라. 단순히 우스갯소리일 수도 있고, 심각한 업무상 얘기가 될 수도 있고. 단지 커피만으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상황이 매력적이다.




각자 선호하는 원두와 그 이유에 대해서 알려달라.

장희권 : COE (Cup of excellence) 커피를 굉장히 좋아한다.

장준희 : 희권이가 방금 얘기한 COE 커피는 전세계적으로 시행하는 커피 프로그램이다전세계 커피 산지가 전부다 하고 있진 않다프로그램을 주관 하는 기관이 나라마다 재배하는 커피를 평가 해서 점수를 매기고 계량화 한다그 중에 선택된 원두들은 국제 심사에 올라가서 심판이 최종 평가를 내리고 순위를 결정한다순위가 높은 커피들은 경매에 올려 판매 하기도 한다굳이 맛보지 않아도 인증 받은 커피이기 때문에 품질이 매우 좋다.

나의 경우는 어느 나라 커피가 맛있다.’ 이렇게 구분하기 보다는 커피 각각의 캐릭터가 특별하거나 강한 커피를 좋아한다나쁜 맛이 나지 않고 고품질에다 캐릭터가 분명한 커피맛을 내는 사람에 달린 것이라고 생각한다아무리 좋은 재료가 있어도 그것을 다룰 줄 아는 사람에 따라 수천 수 만 가지의 음식이 탄생한다.

김종헌 분명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커피들은 나중에라도 좋아하게 되더라굳이 어떤 커피를 콕 집어 좋아한다 말하기에는 뭣하지만 상황상황 마다 변화하고 그 변하는 맛까지 즐길 수 있는 커피에 끌린다.




각자 가장 기억에 남았던 커피 한 잔이 있다면 이야기 해달라.

김종헌 : 나의 경우는 콜롬비아 커피를 처음 마셨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단맛이 정말 많이 나왔다개인적으로 커피 안에 녹아있는 단맛을 가장 선호하는데 추출 할 때 놀랄 정도로 많이 나와서 그 커피가 가장 인상 깊었다개인적으로 COE 라고 생각했던 커피들은 신맛이 강해서 거부감이 있었는데 내가 마셨던 그 커피는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장희권 : 예전에 아버지가 큰 머그잔에 담아 드시던 에스프레소가 기억난다어릴 적 호기심에 마셔봤는데 정말 쓰고 맛이 없었다아버지께서는 작업하려고 억지로 마시는 거라고 하셨다잠들지 않기 위해 드시는 거라고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강한 쓴 맛.

장준희 우리 작업실에 로스터를 처음 사서 볼리비아 커피를 내려 마실 때가 기억에 남는다커피를 대량으로 사서 로스팅을 잔뜩 하고 무지막지 하게 마셨다분명 맛있진 않았는데 금방 한 통을 다 썼다며칠 동안 새로운 맛을 기대하면서 로스팅을 했던 좋은 추억이다.




개인적으로 커피를 내릴 때 특별히 선호하는 장비들이 있을까.

장준희 : 머신그라인더로스터 등의 장비 중에서 커피를 마실 때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고 생각한다비싼 건 비싼 이유가 있고 싼 건 싼 나름대로 또 장점이 있다본인이 손에 맞고 좋아하는 머신이 좋은 거다메커니즘을 잘 알아야 한다우리 작업실에는 시네소(Synesso) 에스프레소 머신과 메조(Mazzer) 그라인더 등이 있다우리가 잘 알고 잘 쓸 수 있는 커피 머신 이다일단은 작업실에 있는 머신이 가장 좋다.

김종헌 : 아까 얘기했던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생기는 머신이 가장 좋다그래서 지금 사용하고 있는 머신이 가장 좋다사실 다른 장비들은 써보질 않아서 잘 모르지만.


좋은 커피 한 잔, 최상의 커피 한 잔을 내리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 뭘까.

김종헌 : 바리스타가 중요하지 않을까.

장준희 커피도 음식이다개인적으로는 역시 재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물론 내리는 방식에 따라 얼마든지 바뀌기 때문에 딱히 객관적인 답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사용하는 기계나 원두에 대한 이해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종헌 우리가 얘기하는 각각의 요인들을 한데 묶는 게 좋을 것 같다뭐가 딱 중요하다고 정해서 얘기하는 건 확실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삶에 녹아있는 커피에 대한 가치를 표현해주었으면 한다.

장준희 : 지금까지 커피를 하고 있지만 오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내가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칫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라고 여기는 나로서는 여간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김종헌 : 나 또한 마찬가지다. 내 인생에서 커피는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매개체 같은 존재다. 만약에 내가 커피라는 분야를 결정하지 않았다면 멤버들을 만나지 못한 채 빛이 없는 주방에서 똑같은 생활을 했을 것이다. 이 자체가, 이 모든 것이 신기하다. 커피는 나의 삶에서 중요한 스토리를 형성해주는 이야기꾼 같은 존재다.

장희권 : 내게 커피란 돈을 벌게 해주고 다양한 맛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웃음)




커피 공부를 4년동안 하면서 잃은 것도 얻은 것도 많을 것 같은데 이제 막 커피에 발을 들이려고 하는 초심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장희권 : 하지 말라고 하겠다. (웃음)

장준희 : 좋아하지 않으면 시작도 못하는 것 같다. 겉으로 보이는 바리스타 모습 때문에 시작하는 친구들이 현재 상당히 많다. 세부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배워야 할 것들이 점점 늘어난다. 또한 오래 서있어야 하고 손님들과 계속 얘기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굉장히 크다. 박봉에 힘든 직업이다. 지인들도 커피를 해볼까?’ 하고 시작한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다 오래가지 못했다. 정말 좋아서 열심히, 잘하고 싶단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오래 할 수 있다. 혼란의 순간이 닥쳤을 때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외형적인 모습만 보고 분야에 발을 들이는 건 위험하다. 충분히 공부하고 접했을 때 진심으로 즐겁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면 그때는 본격적으로 시도해도 좋을 것 같다.




보통 주류들이 가는 길을 가지 않고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는 친구들에게 먼저 걷는 선배로서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얘기해 달라.

장준희 : 우리도 남들이 걷지 않는 길을 이제 막 걷고 있는 단계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은 시행착오가 꽤 많을 것이다. 다만 바라는 것은 우리가 다루는 커피라는 분야가 그 자체로만 평가 되었으면 한다. 문화적 활동 등의 외적인 것 때문에 커피를 그릇된 시각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주류분야를 지키면서 다른 길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방법을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찾아냈으면 좋겠다. 또한 그러한 시행착오에서 오는 좌절과 절망감으로 왔던 길을 되돌아가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가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초석을 잘 닦아서 우리와 비슷한 혹은 같은 길을 가려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그런 길을 걷는 데에 우리가 일조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김종헌 : 다양성. 우리나라의 부족한 부분 중 하나다. 이미 닦아진 길만이 옳은 것이라고 말한다. 아직 걷지 않은 다른 길은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우리 같은 생각과 뜻으로 일을 하려는 친구들은 대개 무시를 당하거나 좋지 않은 소리를 듣는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인생에는 분명 제각각 정해진 길이 있다. 그것이 이미 만들어진 길이든 스스로 개척해야 하는 길이든. 뭔가에 끌려 다니지 말고 본인이 이겨내서 스스로의 길을 가길 바란다. 길이 있으니까 그대로 걷자는 생각을 버리고 도전정신을 가져라. 내가 가는 곳이 곧 길이라는 생각으로 걸어갔으면 한다.



Interview & Edit by Repe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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